해당 글의 주인공 및 주역은 마비노기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OC)입니다.
캐릭터의 설정, 관계 도용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캐릭터 설정은 실제 게임의 설정 혹은 플레이와 상이합니다.
이로 인하여 마비노기 설정과 충돌할 수 있으나, 설정오류 지적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마비노기 메인스트림 및 세계관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인물, 단체, 지역, 종교, 문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World Building
write by. UNUS
01
뻔하디 뻔한 판타지 세계.
“마녀”는 마법의 시초가 되는 존재들로 기적을 일으키는 혈통을 가진 존재들. 한 때는 이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사람들을 이끌었던 시절이 있었음. 하지만 마녀의 노력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마법을 손에 쥔 인간들은 감사를 잊었고 오히려 마녀를 악으로 몰아 사냥하기 시작함. 은혜를 배신한 인간에 크게 실망한 마녀는 사람이 살지 않는 대륙을 잘라내어 섬으로 만들고 거대한 바다 한가운데에 섬을 고정함.
인간들은 마녀를 쫓아 바다를 건넜지만, 마녀의 섬을 발견만 했을 뿐 배를 정박하거나 헤엄쳐 다가갈 순 없었음. 몇 십년에 걸친 수 많은 침략시도와 실패 끝에 인간들은 바다 한 가운데의 섬을 마녀의 감옥이라 부르고 이곳으로 향하는 뱃길을 엄격하게 통제하게 됨.
이 마녀의 섬 중심에는 수 많은 마녀가 잠든 안식의 나무가 있음. 이 나무의 뿌리가 섬을 지탱하고 섬의 생태를 유지시키며 인간과 마법사의 출입을 차단함.
안식의 나무는 물질 세계의 존재가 아님. 외형이 나무에 가까울 뿐 사실은 인식 너머, 눈이 뜨인 세계의 존재임. 쉽게 말하면 다크소울에서 말하는 계몽(깨달음 혹은 인간이 인지하는 의식 너머)의 존재 비슷한 것. 잠든 마녀들은 이 안식의 나무가 사라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꿈’이라는 영양분을 나눠주고 있고 원한다면 깨어날 수 있는, 말하자면 공생 상태임.
아무튼 마녀는 혈통으로만 이어짐. 정확히 말하면 여자에서 여자로. 남자가 마녀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마녀로서의 대는 끊김. 남자는 스스로 아이를 낳지 못하니까. 마녀는 이런 아들들을 위해서 그들이 그들만의 대를 이어갈 수 있게끔 “마법”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이를 강탈한 인간들이 마녀를 박해하게 된 거. 어이가 없을만도 하지. 내 애 주려고 장난감 칼을 만들었는데 옆집 애가 그칼로 나를 찌르는 상황이니까.
그래도 어쩌겠어. 애들인데. 마녀는 인간을 다 죽일 수 있는데도 그냥 피해주기로 함. 왜? 어른이니까.
근데 이제 문제가 하나 생김. 씨가 없어. 마녀가 좀 초월적이고 대단하고 아무튼 그렇긴 한데 남자가 없으면 애를 못 낳아요. 아 물론 애들을 안 낳아도 늙어죽는 게 아니니 별 상관 없긴 한데, 마녀는 하나같이 무언가를 기르거나 키우는 걸 좋아함. 심지어 잘 키움. 그러다보니 아이 없는 적적함을 온갖 사역마에 식물에 동물에 물고기에 괴수에 쏟아붓기 시작함.
내가 뭐랬죠? 마녀는 잘 키운다고. 네. 섬 안팎으로 괴물과 염병과 식물과 아무튼 바글바글해지는데 마녀는 그것들이 귀엽다고 예뻐하기 바쁨. 인간 세상에서는 마녀들이 키운 괴수들이 사고치고 난리법석 부르스지만 알?빠? 인지? 아 꼬우면 마녀사냥한다고 깝치질 말았어야지.
그렇게 마녀가 키운 괴수나 생명체들이 키워준 엄마 대신 인간들 속 뒤집어대던 어느 날, 마녀가 악마를 하나 소환함. 고위 악마도 아니고 어정쩡한 중하급? 하급에서는 상급? 악마였는데... 어머 이놈 하반신 실한 거 봐. 밤에 힘 좀 쓰겠는데?
그렇게
악마를 소환한 마녀는
악마와 뜨겁고 화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악마는 자기를 소환한 자가 악하고 지독한 소원을 빌면 영혼을 강탈해 강해질 생각이었는데, 마녀는 소원 따윈 없었다. 빌라는 소원은 안 빌고 벗어. 누워. 세워(...) 하더니 악마를 발라먹고 말았던 것. 동정 잃은 악마는 침대에 누워서 흑흑 울고 있고 마녀는 한탕 다 즐기고 장대담배 뽁뽁 피우는 거 상상됨. 아니 보통은 반대 아니냐고요? 음 뭐 내 알바는 아닌듯(?)
소식을 들은 다른 마녀는 악마를 소환하는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함. 소환 방법 자체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동물-사역마-를 부르는 방법인데, 뭐가 다른걸까. 뭐 때문에 다른 세계에서 사는 인간-악마-가 넘어온 걸까. 이런저런 실험과 연구 끝에 마녀들은 답을 찾게 되었으니, 사역마를 부르는 좌표와 악마를 부르는 좌표가 딱 한끝 차이였던 것.
보통은 사역마를 부르는 좌표값이 고정되어있어서 몰랐던 건데, 해당 마녀는 재체기하는 순간에 소환이 시도되면서 좌표값이 삐끗했고 그게 우연찮게 대박이 걸린 거.
심지어 이러한 사실을 규명해냈을 때, 악마를 소환했던 마녀는 악마의 아이를 임신하는 데 성공함. 악마의 설명으로는 그들의 씨는 어디든지 자리를 잡고 어떻게든지 성장한다고 함. 보통은 5년의 태아기를 거쳐 모체의 성질을 가진 악마로 태어난다던가. 아이를 가진 마녀는 쥐뿔 겁도 안내고 불안해하지도 않고 악마에게 ‘너는 애 아빠니까 쓸데 없는 곳에 눈 돌리지 말고 나를 잘 돌보기나 해라.’ 함.
그리고 악마는... 누님같은 마녀에 점점 감겨서 네 누나 하게됨. 웃긴 건 정말로 마녀가 연상이고 악마가 연하였다.
암턴, 5년의 긴 임신 끝에 태어난 아이는 순수한 마녀였음. 와! 마녀의 혈통 졸라 셉니다! 악마 아빠? 어쩌라고. 그 넘쳐나는 인간의 핏줄도 마녀의 피 앞에서는 쪽을 못썼는데 악마라고 다를 게 있나. 수 백년 만의 아기에 모든 마녀가 축제를 벌임. 아이의 모든 것을 축복하는 말이 열흘간 이어지고, 이 축복을 고스란히 받은 아이는 이후에 신과 비견할 만큼 엄청난 힘을 가진 마녀(남)와 세상에서 가장 자비로운 마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마녀를 낳습니다. 누구냐고요? 아 누구겠어요. 뻔할 뻔자지.
02
자, 가장 사랑스러운 마녀. 이번의 주인공입니다.
이름은 플로스 플로레스코 플로리티오. 애칭은 플로.
아직은 200살밖에 안된 애기 마녀에요. 엄마한테서 독립한지 아직 이틀밖에 안됐습니다! 사역마도 오빠가 준 빛먼지-퐁퐁거리며 날아다님, 건드리면 밝아짐, 잘 때는 어두워짐.-뿐이고 아직 자기 힘으로 사역마 하나 소환해본 적 없는 응애랍니다.
악마의 피를 받은 마녀는 1세대까지는 괜찮았지만 2세대부터 성장이 과하게 느려진다는 걸 마녀는 뒤늦게 알았다던가. 물론 마녀는 아이가 느리게 크면 오히려 좋아하는 인종들이었다... 어쩜 이리 뭘 키우는 데 진심일 수 있을까. 그렇게 인간들을 키웠다가 통수 맞고도 여전히 착해...
아무튼 혼자 살게 된 플로는 아주아주 기대가 큽니다.왜냐하면 오늘은 독립 이틀 차.플로와 함께 지낼 사역마를 부를 예정이기 때문이죠.
플로는 이 사역마에 많이 바라지는 않고 벌레퇴치(...)에 쓸 생각이에요. 오빠가 벌레퇴치에 효과적이라고 가르쳐 줬거든요.
이사 정리가 끝난 집 거실에 탈피한 괴수의 껍질을 악마의 불로 태워 기름과 특별한 재료들을 넣고 만든 잉크로 마법진을 쓱쓱 그리는 플로스. 마법진은 뭐다? 정성이다! 아 좀 삐뚤빼뚤해도 귀여우니까 괜찮다~
그리고 언니가 선물해 준 꽃나무 지팡이를 잉차잉차 들고 양손에 쥡니다. 플로의 사랑과 애정을 듬뿍 받을 귀여운 사역마를 위해 마력을 잔뜩 모아 마법진과 지팡이를 연결하는 순간...! 주변이 새카맣게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플로스는 “어라? 이게 맞나?”
아이고 플로스야 삐뚤빼뚤한 마법진이 뭔가 잘못 됐나보다 아이고...! 어둠 속에서 으르렁거리며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바로~ 짐승형 악마 라세드!
라세드, 재액의 악마. 염병과 죽음과 재앙이 몰아친 자리에 더한 불운과 지옥을 만들어 생명의 남은 씨까지 말려죽이는, 악마계에서 잔인하다는 소문으로 어디 가서 기 죽지 않는 악마. 덕분인지 뭔지 워낙 여기저기 원한 쌓인 일이 많았다보니 얼마 전부터 급이 어느정도 되는 악마들이 떼로 몰려들어 라세드를 사냥하려고 함.
하지만 그것도 사이즈가 맞을 때 사냥이 성립되지, 라세드가 보통 강한 악마가 아닌데 사냥이 되겠음? 문제는 다 죽었다! 실패했다! 한심한 놈들, 로 마무리 되어야 하는데 문제가 생김. 애매하게 강한 놈들이 몰살당하자 그걸 먹으려 드는 악마들이 점점 더 몰려들고 그놈들을 다 죽이자 이제 좀 되는 놈들이 드릉드릉 시동이 걸림.
뭐다?
ㅈ됐다.
라세드가 일대 다에 특화된 악마라지만 쉴 틈 없이 무한으로 쏟아지는 새끼들을 다 감당할 정도는 아님. 생명체이기 때문에 좀 쉬기도 하고 숨도 돌려야하는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님. 결국 한 발 한 발 물러나던 라세드는 ㅆ발과 함께 거리를 크게 벌리기 시작하고, 진짜 추격전이 시작됨. 사냥감은 재액의 악마. 사냥꾼은 재액을 삼키고 더 강해지려는 염치 없는 대악마들과 꼽사리 껴서 한 입 해보려는 잔챙이 악마들. 한 보름 넘는 추격동안 라세드는 몇 번이나 죽을 뻔 했고 뿔도 하나 잃고 눈도 다치고 엉망 진창이었음. 그러다 우연찮게 밝고 화사한 빛이 어둡고 칙칙하고 숨막히는 악마의 땅을 밝히는 틈을 보고 몸을 던진 거. 어딜 가든 여기보다는 낫다! 라는 도박이었는데.....
짜잔!
애기 마녀와 악마가 만나버렸습니다?
심지어 플로스는 사역계약이라고 마법진에 꼼꼼히 적어놔서 라세드는 이 땅에 발 붙이는 순간에 플로스의 사역마가 되어버림. 물론 힘으로 뜯고 깨고 튈 수 있긴 한데 몸이 만신창이죠? 힘도 다 써서 없죠? 비틀거리던 라세드가 바닥에 쓰러지면 플로스가 깜짝 놀라서 달려가 바닥에 곤두박질 치려는 머리를 감싸안아줌. 라세드 그 순간에 확 풍기는 달콤한 향기에 아찔해져라.
끄르르 소리를 내고 축 늘어지는 거대한 흑표범에 플로스는 얼빵해지자다 축축뜨끈한 피를 보고 놀라서 언니~!! 언니이~~!!! 하고 뛰어나감. 의식 잃은 라세드는 미동도 없고, 플로스는 언니(698세, 베인 주인)을 데려와서 치료를 부탁함. 이스는 라세드를 보자마자 당황해서
”오늘 사역마를 소환한다고 하지 않았니?”
“응! 그랬는데 왕 큰 고양이가 나왔어!”
나 잘했지! 하는 플로스를 보고 잠깐 할 말을 잃다가 일단 성공했으니 잘했다고 해주는 이스. 플로스와 함께 상처를 보고 치료도 해주고 약도 발라주고... 사역마는 어쨌든 잘 먹고 잘 자라게 하면 말을 잘 듣는다는 언니의 조언(..?)을 듣고 잘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는 플로스.
잠든 라세드 돌봐주다가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끝에 라세드 꼬옥 끌어안고 옆에서 같이 자야함. 그래야 다음 날 눈 뜬 라세드가 기겁을 하면서 벌떡 일어나고 여기는 어디지? 넌... 너는, 내 주인? 이딴 꼬마가? 하지<<
플로스가 우웅 웅얼웅얼 잠깨서 라세드와 눈 마주치면 라세드는 플로스를 지켜야만 할 것 같고 이상하게 사랑스럽고 당장 품에 안고 싶고 자기 시야 안에만 넣고 싶은 근질근질한 욕망에 움찔함. 주종 계약 때문이다 우기고 싶을텐데 그거 아냐 인마 ^^ 주종계약은 니가 플로를 해치지 못하게 제어하고 본능적으로 지키게끔 하지 그 불끈불끈한 욕망까지 만들지는 못한단다? 으응? 개소리라고? 어휴 짜식~
플로는 움찔움찔하는 라세드를 보고 “아~! 갑자기 일어나면 상처 터지잖아요! 이리와, 앉~아!” 함. 라세드는 존나 싫은데 몸이 알아서 플로스에게 다가가 말 잘 듣는 개처럼 앉음. 플로스는 아이 착하다 하면서 라세드 쓰다듬고 치료한 상처가 터지진 않았는지 확인하는데... 악마가 괜히 악마는 아닌지 벌써 아물고 있는 걸 보고 놀라기. 와아, 빨리 나아서 다행이다! 하는 플로스를 보고 뭔가 자기를 동물 취급하는 것 같아서 심기 불편한 라세드.
머리 쓰다듬는 손도 치우라고 하고 싶은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음. 이게 다 빌어먹을 주종계약 때문이라고 이를 뿌득뿌득 가는 것 같은데...... 아냐 인마 아니라고.
플로스가 이리온~ 하면서 팔 벌리니까 냉큼 가슴에 머리 박는 흑표범(라세드, 3000살 넘김). 플로스의 품에서 나는 향기에 무아지경으로 그르릉대면서 비비는 주제에 뭔놈의 주종계약 탓이야 인마. 이제 슬슬 인정해라 너는 걍 플로스에게 반한거야.
플로스가 한참 쓰다듬어주다가 아차, 밥! 하면서 발딱 일어남. 아쉬움에 그르렁거리던 라세드는 뒤늦게 내가 뭘 한거지 깨닫고 얼탱이가 나감. 그러거나 말거나 플로스는 밥이랍시고 괴수고기를 가져옴. 마수계 사역마들은 이런걸 좋아한다며 언니가 갖다줬다고 한웅큼 가득-라세드 기준 한입- 가져오는데 라세드는... 악마죠? 마수가 아님. 킁킁 냄새맡고 무시함.
아직 아파서 안 먹는걸까 걱정하는 플로스의 눈치에 버티다 버티다 못 이겨서 먹는둥 마는둥 한입 먹는데... ~아존나맛있어 미미~
맨날 강해지려고 동족 죽이고 뿔이나 심장만 처먹는 놈들이 맛을 알겠어요? 모르지. 심지어 악마 고기는 줘도 안 먹는 쓰레기급이라 맛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악마도 많을텐데-기전에 맛의 욕망이 있지 않는 이상- 그런 라세드의 눈을 뜨이게 만드는 마녀 농장표 마수고기.
스무입 넘게 먹고 배부르다는 듯 혀로 그루밍하고 입 청소도 하고 입맛 다시는 라세드 보고 또 아이 착하다 하는 플로스. 라세드는 눈치보듯 눈알을 굴리다가 “동물 취급 그만 해.” 하는데 눈이 화등잔만큼 커지는 플로스.
“말했다!”
“그래.”
“표범인데!”
“아니야.”
“맞는데!”
“악마다.”
“표범인데?“
”지금은 그렇지. 나중엔 다를거다.“
”그럼 나는 악마를 소환한 거에요?”
“그래.”
“흐앙! 안돼!”
“?”
“왕큰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1차 꿈틀한 라세드.
“그깟 고양이보다는 내가 나아.”
“벌레 못 잡잖아요!”
“벌레? 고작 나를 그딴 것 잡으려고 소환한건가?”
“응!”
당당한 플로스의 대답에 2차 꿈틀한 라세드. 재액의 악마로 악명 높은 그를 소환해놓고 한다는 말이 벌레 잡이를 못 한다니... 자존심에 금 갈 만도 하지.
“나는 그보다도 위대해.”
“그치만 그러려고 소환했는걸요.”
못하면 어쩔 수 없죠. 힝, 하는 플로스 보고 3차 꿈틀.
그깟 벌레새끼따위 전부 박멸해주겠다고 으르렁대는 라세드 보고 정말요? 집 안에 들어오는 벌레 다 쫓을 수 있어요? 묻는 플로스. 라세드는 떨떠름하게 그렇다고 하니까 와! 대단한 표범씨다! 하면서 꼬옥 안아줌. 또 기분 좋은 향기가 물씬 풍기니까 꼬리끝이 슬쩍슬쩍 움직이는 라세드. 좋냐? 좋아? 아휴 새끼 ^^...
그렇게 라세드는 플로스의 정식 사역마가 되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파르스는 뒷목을 잡았고요.
라세드를 쫓아내려다 오빠 미워 소리를 듣고 말았습니다.
파스슷되는 파르스를 보고 피식 웃으며 승리감에 도취되다가 내가 왜 기뻐하고 있지? 하며 얼탱이가 사라져 얼굴을 빡 구기는 라세드.
라세드는 하루종일 플로스에게 붙어지냄.
멍청할 정도로 걱정도 없고 겁도 없는 마녀.
평화에 찌들어서 걱정이라고는 식사 메뉴뿐인 여자.
크게 다쳐봐야 넘어져서 까진 게 다에,
라세드가 무슨 말을 하듯 순진하게 다 믿어버리고,
매번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 소리 나게 웃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를 때 마다
이상하게 세상 모든 것을 안겨주고싶은 라세드.
하지만 라세드는 자신의 뿔을 잘라간 악마와 그를 사냥하게 부추긴 버러지들을 반드시 죽여야 했음.
플로스를 이용하고 버려서라도 악마계에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버리지 않는 라세드를 본 다른 악마들(마녀에게 코 꿰임 경력 선배들)은 하나같이 저새끼 저거... 쯧. 가 반, 등신새끼. 가 반이었음. 라세드는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음. 그래, 악마는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사회성이 없지. 라세드야 어서와라 훌륭한 후회남(악마) 모임이다.
플로스는 라세드가 좋음.
일단 엄청 커다란 고양이고(아님)
엄청 부드럽고 따뜻한 털을 가지고 있고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은데다
매우 얌전하고 말도 잘 들음(아님)
비록 고기는 좀 많이 먹지만 플로스도 어엿한 어른 마녀라, 마수 농장에서 라세드가 먹을 만큼 고기를 구하는 건 일도 아님
뭣보다 라세드한테 라시~ 하고 부르면 귀를 쫑긋하며 자기 쪽을 돌아볼 때 애정을 느껴서 정말 많이 아주아주 행복하고 좋음.
그 덕분에 플로스는 라세드가 마력과 힘을 다 회복했을 때 자기를 버리고 튈 생각이라는 건 꿈에도 몰랐지.
어느 날에 라세드가 자기 본 모습은 이게 아니라는 주제를 꽤 물고 늘어짐. 플로스는 고양이인 게 더 좋다고-흑표범임- 말하지만 라세드는 짐승 꼴인게 불편하다고 본 모습을 취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림.
아휴! 라시는 바보야! 하면 어지간히 그만두는데 그날만큼은 유독 고집을 꺾지 않는 탓에 결국 플로스는 라세드가 원하는 만큼의 마력을 흘려넣어줌.
악마의 마력은 대개 찌들어있고 사기도 많고 하급이라 할지언정 다른 놈의 몸에 담긴 걸 삼키면 소화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드는데, 마녀의 마력은 순수하고 순도가 높고 사기도 거의 없음. 특히 플로스는 라세드에 대한 애정과 호의가 가득해서 얼마 없는 사기마저 다 씻겨나갈 정도.
덕분에 라세드는 깨끗한 마력으로 몸 안쪽 구석구석 작살나있던 마력의 흐름과 뿔을 잃어 균형을 잃고 눈을 다쳐 제어하지 못하게 된 힘을 보강해 고삐를 잡을 수 있게 됨.
만족에 찬 라세드가 그르릉거리는 모습에 새침한 척 이제 됐죠? 하는 플로스를 보고 네 다리로 땅을 짚던 흑표범이 걸음을 걸을수록 두 다리로 서더니 남자의 모습으로 변함. 물론 완벽히 변한 건 아니라서 흑표범의 귀와 꼬리, 부러진 뿔과 상처입은 눈이 고스란히 드러나긴 했지만? 아무튼 마녀와 같은 인간형으로 보일 정도로는 변함.
이제 플로스에게 어떻냐고, 표범보다는 이 모습이 더 낫지 않냐고 묻는데 대답을 해야 할 플로스는 양 손으로 눈을 덮은 채 앙 뺨에 바람을 가득 넣고서 가만히 버팀. 라세드가 자기를 보라고 해도 고개를 도리도리하고 마주보질 않음. 고집 부리지 말고 자기를 봐 달라는 라세드에게 플로스는 참았던 말을 함.
“뿌우...!!!”
”뭐?“
”뿌우가 있어요!“
”뿌... 뭐?”
“뿌우!”
“그 뿌우가 뭔데 그래.”
“라시 그거어...!”
“...... 아.”
그렇다. 라세드 이녀석은 플로스 앞에서 흑표범으로 지냈던 시간이 지나치게 익숙했던 나머지 변신할 때 옷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플로스에게 위용넘치는 뿌우(거시기)를 자랑하고 만 것이다. 아이쿠 시집도 안 간 애기 마녀한테는 너무 고자극이잖아 인마 얼른 가려 숨겨 아무튼 안 보이게 해!
결국 그림자로 옷을 대신해 걸치고 나서야 이제 안 보인다는 말로 플로스를 살살 달라는 라세드. 어르고 달래서 눈 가린 손을 거두면 플로스의 레몬색 눈과 라세드의 금색 눈이 마주치는데, 이 때 라세드 심장은 전력질주 해야만.